"새로운 프로젝트는 새로운 사람이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늘 같은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시작한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사람은 많다. 퇴근 후 전자책을 쓰기도 하고, 유튜브를 시작하기도 하고, 블로그를 운영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의욕이 넘친다. 계획도 세우고 자료도 찾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느 순간 멈춘다. 본업이 바빠서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부족해서라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 조금 더 들여다보면 다른 것이 보인다.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반복되는 나의 시작 방식이, 사실은 본업을 대하는 방식과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는 것이다.
프랙탈은 작은 조각에서도 전체가 드러난다
프랙탈의 핵심은 작은 조각이 전체를 닮는 자기유사성(Self-similarity)이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방식은 본업을 시작했던 방식과 닮아 있다. 처음에는 강렬하게 몰입하다가 일정 시점이 지나면 동력을 잃는 패턴. 새로운 자극이 생기면 이전 것을 미완성으로 둔 채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패턴. 혹은 시작 자체를 두려워하며 완벽한 준비가 될 때까지 계속 미루는 패턴. 이런 모습은 사이드 프로젝트에서만 나타나지 않는다. 커리어의 크고 작은 모든 장면에서 반복된다.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 나타나는 작은 습관 하나가, 결국 커리어 전체를 대하는 태도를 닮아간다.
뇌는 새로운 시작마다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신경과학적으로 새로운 과제를 시작하면 뇌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아직 자동화된 신경 경로가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판단과 결정을 의식적으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한 초반에는 본업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흔하다. 문제는 이 에너지 소모를 이해하지 못한 채 새로운 일을 계속 추가하는 것이다. 뇌는 여러 개의 미완성 과제를 동시에 유지하려고 하면서 인지 자원을 계속 분산시킨다. 결국 본업도 깊어지지 않고, 사이드 프로젝트도 끝까지 완성되지 못한다. 새로운 일을 많이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완성되지 않은 시작이 계속 쌓이는 것이 문제다.
본업과 사이드 프로젝트를 관통하는 하나의 무늬
장자는 하나를 통해 모든 것을 꿰뚫는 일이관지(一以貫之)의 힘을 이야기했다. 여러 방향으로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중심에서 다양한 가지가 뻗어 나가는 삶이다. 사이드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본업과 완전히 다른 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본업의 중심에서 자연스럽게 확장될 때 서로를 성장시킨다. 본업에서 미처 다루지 못했던 질문. 조직 안에서는 실험하기 어려웠던 가능성.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고 있던 호기심. 그런 것들이 사이드 프로젝트의 출발점이 될 때 본업과 사이드 프로젝트는 경쟁하지 않는다. 같은 뿌리에서 자라는 두 개의 가지가 된다. 중요한 것은 프로젝트의 개수가 아니다. 하나의 중심이 있는가이다.
작은 시작은 커리어 전체를 비춘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단순한 부업이 아니다. 작은 실험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커리어 전체를 대하는 나의 태도가 압축되어 있다. 시작하는 방식. 몰입하는 방식. 포기하는 방식. 완성하는 방식. 이 작은 패턴 하나가 커리어 전체를 닮아간다. 그래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들여다보는 일은 결국 커리어를 들여다보는 일이다. 오늘 시작하려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무엇을 만들 것인가보다 먼저 질문해 보자.
나는 지금 또 같은 방식으로 시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프랙탈 리플렉션ㅣ 독자생각정리]
Q1.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나를 움직이는 동기는 무엇인가. 새로운 가능성을 향한 도전인가, 아니면 현재의 불편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회피인가.
Q2.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반복되는 나의 패턴은 무엇인가. 그 패턴은 본업을 대하는 방식과 어떤 자기유사성을 가지고 있는가.
Q3. 지금 진행 중인 사이드 프로젝트는 본업의 중심과 어떤 무늬를 공유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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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커리어온뉴스 편집장 · 『프랙탈커리어』 기획연재
[프랙탈커리어] 부분이 전체를 닮듯, 오늘의 태도는 미래의 커리어를 닮아간다.















